Story/ETC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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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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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11.27
나의 누이는 그저 하릴없이 죽어가는 미미한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. 겨울이었습니다. 차디찬 바람이 스며, 볼끼를 단단히 여몄음에도 불구하고 고뿔에 시달리는 이가 나오던 때였습니다. 그 적의 나는 한없이 철업고, 어리던 까닭에. 그 겨울내 가득한 계절이 좋다며 만발한 눈꽃 위를 사부작, 사부작 걸어다녔습니다. 이른 아침. 해가 뜨기 무섭게 바구니를 쥐어들고. 겨울은 무릇 모든 것이 잠에 들어가는 계절이다만 알알이 붉게 물든 산수유만은 만발해있을 게 분명하여. 내 그것을 구해오겠노라. 그리 선언하였더랍니다. 아래. 아직 채 열을 넘기지 못한 아이들은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한 눈이었고. 나이가 제법 차, 이 산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아이들 몇몇은 나를 영웅이라도 보듯 반짝이는 시선으로 응시했습니다. 고뿔을 낫게 ..